벌들은 본능적으로 "지금이다"를 아는 것 같다. 모든 생물이 다 그렇겠지만 먹이 앞에 젊잖은 놈은 없다.
움직일 수 있는 모든 벌은 동시에 꿀을 채집한다. 그렇게 모아 두었건만 사람은 그것을 한꺼번에 싹 빼가는 것이다.
인간도 먹고 살아야하니까 남이사 죽든 말던 저만 살면 된다는 이기적 본능이 발동한다. 그런데 벌들은 원망하는 법이 없다.
잃어버린 먹이를 찾고자 바둥 거리지 않고 복수를 할 생각도 없고 현실을 덤덤하게 받아 들이는 것 같다.
보복은 인간 만이 가지는 감정인 듯 싶다. 겨울에 인간이 먹이를 주지 않으면 소비에 머리를 박고 단맛을 모두 핥고는 배고파 그대로 머리를 박고 죽는 벌을 본다. 한두마리가 아니라 엄청난 숫자로 죽으니 그해의 겨울나기를 실패했다고 인간들은 말하지만 벌은 생명을 고스란히 기아 속에 바친다. 그 아름다운 봄날 열심히 저장 했지만 누가 가져간지도 모른채 추은 겨울에 숙명처럼 받아들이면서 죽어간다.
그러나 다행한 것은 벌들의 수명이 짧다는 것에 우리 인간은 안도한다.
본시 벌들의 수명은 여왕벌은 제외하고 보통 일하는 시기에는 43일 한가히 노는 날에는 6개월 정도가 고작이다. 그것은 배부르거나 고프거나 자연 수명이므로 인간은 양심을 쉽게 접고 벌들의 희생 위에 이득을 앗아 간다.
벌도 그토록 치열하게 꿀을 날라 저장한 것은 겨울을 나기 위함이지만 정작 그들은 겨울을 보지 못하고 죽는다.
지금 활동하는 벌들도 그들이 저장하는 꿀을 겨울에 먹어보지도 못하고 7~8월에 다 죽고 없다.
그럼에도 죽을똥 살똥 저장을 하고 있음을 볼때 인간의 생활방식은 너무 자기 중심적이다.
지금 벌들은 천국에서 맘껏 꿀맛을 보고 있는 것이 행복한 나날일까? 생각하게 하는 하루다.